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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와 우리의 미래

2024-03-14
조회수 1513


본 칼럼은 특허법인 BLT의 엄정한 변리사(www.UHM.kr)가 2024년 2월 21일부터 28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행사에 참여하면서 배우고 느꼈던 사항을 담은 기행문입니다. 역사와 통신산업, 단말 제조업 그리고 스타트업에 관한 개인적 생각이 많이 담겨있으니, 가볍게 읽어주시고 많은 의견과 지적 부탁드립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MWC Keynote 들은 본문에 영상 링크 공유하오니, 많은 참고 부탁드립니다.    


3월 25일(월) 오후4시에 이번 MWC 내용을 다룬 '월간BLT' 세미나가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s://event-us.kr/BLT/event/78631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영어: Mobile World Congress 줄여서 MWC)은 매년 2월말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산업 및 컨퍼런스를 위한 세계 최대의 박람회이다. 초기에는 GSM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모여서  ‘GSM 월드 콩그레스(GSM World Congress)’라는 이름을 사용했으나, 이제는 통신사업자를 넘어 세계적인 통신기기 제조사, 컨설팅회사 그리고 스타트업까지 IT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세계 3대 박람회로 명성을 쌓고있다. 이번 MWC에서 등장한 디바이스들에 대한 관전평은 다른분들이 많이 하셨기에, 나는 통신산업과 우리의 삶, 그리고 미래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이글에 담아보기로 하겠다.   

나는 이번 MWC에 참여하면서 단순히 전시만 보는것이 아니라, 스페인의 역사와 바르셀로나라고 는 매력적인 도시를 느껴보고 싶었다. 그래서 전시 4일 전에 도착하여 둘러보았다. 스페인은 국내총생산(GDP)이 우리와 비슷하지만, 유럽의 중심국가는 아닌 정도로 알고 있다. 가우디의 건축물이나 피카소의 예술품이 유명하고, 도시 전체가 유적지인 나라. 한편, ‘MWC 간다’는 소식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걱정을 많이 들었다. 이러한 부정적인 조언들로 인해서 스페인에 대한 이미지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이번 참관으로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벙커에서 본 바르셀로나 전경 - 매년 특정한 도시에서 열리는 대형 박람회에는 뭔가 이유가 있다. 



MWC는 왜 바르셀로나에서 열릴까?

왜일까? 생각해 보면 스페인은 참 대단한 나라다. 나는 20대 초반에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IT관련 업무를 1년 동안 했었는데,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나라는 브라질과 마카오 등 몇 곳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것이 이상했다. 생각해보니, 영국이 세계를 지배하기 이전에, 16세기부터 17세기 중반까지 150년간 스페인이 ‘당시의 서양 세계’를 지배했음을 세계사 시간에 배우긴 했었다. 지금은 영어를 쓰는 나라가 많지만, 아직도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나라가 상당히 많고, 4억 5천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것은 스페인의 전성시대가 대단했었음을 의미한다. 

전시관 앞에 놓여진 MWC 조형물에서 기념촬영

이번에 MWC에 참석하면서 왜 MWC와 같은 전 세계적인 박람회가 계속해서 바르셀로나에서만 열리는지에 대해서 궁금했는데, 막상 가보니 쉽게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유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상당수가 스페인어가 모국어인 나라 출신이었다. 한편, 1924년에 설립되어 올해 100주년을 맞은 ‘텔레포니카(Telefonica)’라는 역사적인 통신회사도 스페인 기업이다. 텔레포니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유선통신망과 무선통신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3위의 고객수를 자랑한다. 스페인 뿐만 아니라 체코, 슬로바키아, 아일랜드, 독일 등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 MWC는 유럽을 기반으로 중남미, 북미 와 아프리카 등에서 통신사업을 영위하는 통신사들이 모여 박람회를 시작했고, 그 맹주는 상당기간 스페인 통신사였다. 

MWC 주관협회인 GSMA의 회원사는 결국 각 국가별 통신사인데, 이들 중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통신사들이 많았고, 통신사 담당자들도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당연히 스페인에서 개최가 되고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부국이고 글로벌 영향력이 크지만, GSMA에서 중요한 ‘회원사'인 통신사 수로 따지면 많은게 아니다. 또, 미국인들이 영국을 큰집(종가집)으로 생각하듯, 중남미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많은 국가들도 스페인을 마음속의 큰집으로 생각한다고 들었다. 이왕이면 날씨도 쾌적하고 휴양지 느낌이 나는 바르셀로나에 모여서 비즈니스를 이야기 하는 것이 ‘일석이조’ 였으리라. 물론, 전 유럽의 소매치기들도 MWC에 참가하는 타인의 최신형 스마트폰을 노리고 이 기간동안에 바르셀로나로 향한다.

투우장을 개조한 ‘아레나' 쇼핑몰 - 아름다운 건축물에 시선을 빼앗기면, 소매치기에 폰을 빼앗긴다.


통신과 제국

세계의 패권은 결국 ‘통신의 속도’에 큰 영향을 받았다. 징기스칸의 몽골제국은 중국을 흡수하고 원나라로서 상당히 오랜 기간 세계를 지배했다. 이 제국은 ‘기병’을 이용한 속도전에 능했는데, 제국 곳곳에서의 정보를 수집하여 ‘말’을 달려 국가중심에 전달하는 통신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각 지역에 중앙정부의 지시를 굉장히 빠르게 전달 할 수 있었고, 대제국을 유지 할 수 있었다. 로마 제국도 통신 속도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길을 ‘포장’ 했다. 카이사르는 로마 시민들한테 갈리아 전쟁기에 관한 내용을 뉴스레터로 보냄으로써, 원격에서도 인기와 권력을 유지했다. 이를 보면 육상을 기반으로 한 제국은 말, 도로 등과 같은 신속한 인프라를 통한 ‘통신 안정성’을 기반으로 제국의 번영과 안녕을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이탈리아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스페인 이사벨 국왕의 투자를 받아 1492년 신대륙을 발견했다. 


‘대항해시대'는 결국 ‘통신의 시대’

유럽에서 아시아로 가는길이 이슬람 세력에 의해 막힌 후, 유럽의 패권은 ‘해양세력’으로 넘어갔다. 가장 먼저 돈을 벌었던 나라는 포르투갈이다. 조선술과 항해술, 그리고 용기있는 탐험가들을 보유했던 포르투갈은 신항로를 개척하여 동남아시아와 인도의 향신료를 유럽에 공급하면서 부를 축적했다. 지리적 격차라는 ‘정보’의 획득은 조선술과 항해술이라는 ‘기술’을 통해서 이루어졌고, 이것은 당시의 ‘통신기술’이기도 했다. 

포르투갈의 경쟁국인 스페인의 카를로스 1세도 포르투갈 출신의 마젤란에게 투자를 하였다. 이미 1492년 이탈리아 출신 콜럼버스에 투자하여, 서인도 제도를 발견하고 돌아왔지만, 실제로는 인도가 아니었다. 투자 목적이었던 향신료와 금 획득 실패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마젤란’에게 배 5척과 선원 260명을 내어준 스페인 왕실의 1519년 벤처투자는 세계 역사를 바꿨다. 5척 중 가장 작은 ‘빅토리아 호'만 돌아왔으나, 투자원금의 몇십배의 수익률이었고, 신항로를 기반으로 150년에 걸친 스페인 제국 황금기가 시작되었다. 결국, 1)앞선 기술로 구축한 통신망에 의해서 획득한 정보와 2)정부의 용감한 투자 그리고 3)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스타트업이 국운을 키우고, 세계 역사의 흐름을 바꾼다.  

‘마젤란 선단' 5척 중 유일한 복귀선 ‘빅토리아 호'는 스페인에 엄청난 부를 가져다 주었다. 


통신은 플랫폼이다. 

통신은 그 자체가 거대한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산업혁명 시기에 증기 기관차가 도입되면서 그 기차를 타기 위해서 만든 마당이다. 플랫폼은 공급자(기차)와 수요자(승객)가 만나는 마당인데, IT분야에 적용하면, 물건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날 수도 있고, 서비스 제공자와 수요자가 인터넷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배달의 민족, 야놀자, 쿠팡 등의 플랫폼들이 유명해졌다. 하지만, 플랫폼은 인터넷 사업으로 한정되지는 않는다. ‘플랫폼’은 ‘다양한 욕망이 교류되는 인프라’ 그 자체이다. 

플랫폼에서는 물건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이 만나고,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사람과 즐겁고 싶은 사람이 만나고, 종교적인 메시지를 주장하는 사람과 구원을 원하는 사람이 만난다. 국회도 플랫폼이다.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공급하고자 하는 사람이 후보가 되고, 국가에 무엇인가를 희망하는 사람이 유권자가 되어 만나는 것이 선거이고, 이를 통해서 선발된 사람들이 모여서 ‘다양한 욕망을 교류'하는 곳이 국회라는 플랫폼인 것이다. 

통신 인프라는 그 자체로 거대한 플랫폼이며 통신 사업자들은 플랫폼 사업자인 것이다. 위에서 유통업, 엔터산업, 종교, 정치가 플랫폼이라고 했지만, 결국 ‘다양한 욕망'들은 ‘통신’이라는 플랫폼 위에서 교환된다. 물건도 인터넷과 앱으로 사고팔고, 뮤직비디오도 유튜브로 보고, 목사님과 스님들의 말씀도 스마트폰을 통해서 공급된다. 정치분야에서는 그 옛날 엄청났던 ‘장충단공원 김대중 후보 100만 연설'과 같은 거리유세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유권자들이 쾌적한 통신망을 통해서 작은 화면으로 제공되는, 더 자극적인 정치채널을 더 많이 접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TV, 라디오 등의 단방향 통신보다는 모바일 단말기를 통한 이동통신, 위성통신 등의 양방향 통신이 사람들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욕망'을 실시간으로 교환시킨다. 통신은 ‘모든 욕망들의 플랫폼’이며, MWC는 미래의 인간이 ‘어떠한 욕망'을 거래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최신의 세계 최대 박람회인 것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과연 어떻게 될까?


왜 SK텔레콤은 본인들이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이라고 하는것일까? 스타트업 이야기는 왜 할까? 


플랫폼에서 지금 가장 비싸게 팔리는 것은?

이번 MWC에서 내가 느꼈던 것은 ‘각국 통신사업자들은 결국 플랫폼 사업자’라는 것이었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의 콘텐츠는 역시나 ‘돈이 되니까’ 계속 회자된다. 제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또는 DX)도 역시나 ‘돈이 되니까’ 이야기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모든것들에 적용이 가능한 것은 인공지능 기술이라고 통신사들은 생각하는 것 같다. 위 사진에서 보듯, 우리나라 통신사들은 ‘인공지능과 스타트업'을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통신사들이 국내 스타트업들과 얼마나 유기적인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고싶다. 아무튼, ‘인공지능 찬송가'는 SKT, KT, LG U+에서만 들리는 것이 아니었다. MWC는 통신사업자 연합 전시회이기 때문에, 전 세계 통신사들이 부스를 만드는 것이 관례이며, 이번에는 모든 통신사 부스에서 인공지능을 목청높여 말했다. 하지만 나는 부스를 만든 모든 통신사들이 전부다 인공지능(이하 AI)과 스타트업에 대해서 떠들다 보니, 차이점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한가지는 명확했다. 결국, 이들이 제공하는 ‘통신망'이라는 플랫폼 위에서 ‘지금’ 가장 비싸게 팔리는 것은 ‘생성형 인공지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최소 3년간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얼마나 잘 적용하여 ‘통신'이 가능한 ‘실생활'에 접목시키는 서비스들이 통신사들의 투자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생성형 인공지능 코어는 이미 데이터를 많이 보유한 오픈AI의 GPT, 구글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카카오, 애플 등이 쥐고 있는 것이고, ‘그것을 얼마나 실생활에 잘 녹여내는가?’가 앞으로 3년간 ‘투자받는 스타트업이냐 아니냐’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MWC가 세계 최고의 IT박람회인 이유


이전까지는 통신사들이 단말기 제조사에 투자를 많이했다. 생각이 날지 모르겠지만, 스마트폰이든 폴더폰이든, 전원을 켜면 통신사 로고가 나타난 후 작동이 되었던 시절이 있다. 통신사 담당자들이 단말기 기획을 직접 했다. 삼성전자, 엘지전자, 팬택앤큐리텔 등의 회사의 기획자들은 통신사 담당자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새로운 단말기를 만들어내곤 했었다. 아예 SKT에서는 SK텔레시스라는 단말기 제조사를 만들기도 했고, KT에서는 KT테크라는 단말기 제조사를 만들어 EVER라는 브랜드의 폰이 있었다. LG U+는 LG전자, 카시오와 함께 폰을 기획했었다고 들었다. 물론, 통신사들이 삼성전자, LG전자, 팬텍 등과 긴밀하게 폰을 기획했었다는 옛날 이야기는 다들 아는 이야기다. 

어쨌든 ‘통신’이라고 하는 거대한 플랫폼 위에서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샤오미 등의 거대한 정보통신 디바이스 사업자들이 성장했다. 통신사들이 3G에서 LTE, 5G와 같은 ‘보다 빠른 통신망’을 만들기 위해서 시스코, 에릭슨, 다산네트웍스 등과 같은 네트워크 기술회사들과 협업하여 통신망을 업그레이드 했고, arm, 퀄컴, 미디어텍 등과 같은 칩셋회사들이 좋은 CPU를 만들어 단말기 제조사에 공급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도 필요하여 삼성반도체, 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대덕전자, 원익IPS 등 같은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회사들이 큰 성장을 이루게 되었다. 통신망, 통신반도체, 메모리, 플라스틱 소재, 힌지기술, 조립기술 등이 발전하게 되었고, 삼광 같은 우수한 플라스틱 사출/조립 회사들이 등장하여 모바일 디바이스의 완성도가 높아지게 되었다. 이렇게 모바일 디바이스의 완성도가 높아 질수록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최첨단 정보통신 사업자들이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었고, 유통분야에서는 쿠팡,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커머스 사업자들이 성장하여 기존 유통기업들을 무너트리는 결과도 나타나고 있는것이다. 

어쨌든 통신사들은 통신이 잘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통신 인프라도 잘 깔아야 하지만, 결국 월 통신비는 소비자가 내기 때문에, 통신 단말기 기업들과의 밀월은 필수 불가결한 비즈니스 요소였다. 예쁘고 잘 터지는 폰으로 이성친구와 통화해서 약속 잡고 만나야 행복한 일이 벌어질것 아닌가? 20대 당시의 나는 몰랐지만, 40대가 되어 돌아보니,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의 역학관계는 상당히 긴밀한 것이었고, MWC는 그들에게 ‘천하제일무도회’ 였던 것이다. 그래서 MWC는 단순한 ‘통신사업자 파티'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IT전시회가 되었던 것이다. 


자동차로 보이겠지만, 통신사의 시각에서는 ‘정보 단말'로 본다. 오라클 스티커가 가장 큰 이유는 뭘까? 


통신사들의 제조사들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고 있다.

통신사들의 수익을 한번 살펴보자. 이들은 단말기 제조사들를 통해서 수익을 얻기도 하지만, 통신 서비스 이용자들로부터 매달 직접 돈을 받는 것이 가장 큰 수익이다. 우리가 통신사에 납부하는 금액에는 ‘요금제'에 따른 통신료와 ‘단말기 할부금'이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 보니 MWC 전시회에는 단말기 제조사들이 엄청나게 많이 참가한다. 중국, 한국, 대만, 미국, 유럽 각 국을 대표하는 정보통신 서비스 단말기 제조사들은 MWC에서 화려한 부스를 차릴 수밖에 없다. MWC에 참여하는 전 세계 각국의 통신사 관계자들이 전시회를 통해서 전 세계 각국의 단말기 제조사들과 만나게 된다. 단말기 제조사들은 각국의 통신사에 영업을 하여 자신의 단말기가 전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MWC 박람회는 매우 화려한 부스들이 정보통신 서비스 단말기 제조사 중심으로 갖춰져 있는 것이다. 

내년 MWC에서도 삼성전자의 다양한 부스가 많이 보이길 기원한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가장 많은 부스를 차려서 압도적 기술력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메인 스폰서니까 삼성 로고를 어느곳에서나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삼성전자는 20년 전부터 MWC에서 공격적으로 홍보해 왔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는 당연한 것이다.  통신사들이 각 국가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결정하는데, 통신사들이 모인 MWC에서 각국 통신사들과 관계를 잘 만들어야 다양한 휴대폰 단말이 꾸준히 많이 팔리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페인 현지에서는 아이폰보다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의 수가 많이 보였다. 내년 MWC25에서도 삼성전자의 로고가 많이 보였으면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으나, 슬프게도 올해 ‘MWC 최고 스마트폰상'은 구글에서 출시한 ‘픽셀8’이 선정되었다. 아무래도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인 ‘제미나이'가 탑재된 픽셀8이 세계 각국 통신사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어쩔 수 없지만, 이제부터 통신사들의 관심은 제조마진과 ‘얼마나 훌륭한 하드웨어를 만들었는가?’가 아닌 AI마진(AI를 기반으로 한 통신사의 수익)이 된 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브래드 스미스(Brad Smith)의 기조연설에서 그는 ‘새로운 AI기반 경제모델’을 말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UUyWBmXu9nc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는 긴밀한 비즈니스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이전의 MWC 박람회에서는 언제나 새로운 폼팩터의 스마트폰들과 새로운 모바일 기술이 각광을 받곤 했다. 그런데 최근에 기류가 바뀌었다. 삼성전자, 애플 등 최첨단 고가 단말에 화웨이, 샤오미 등이 도전장을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저가 단말기들도 생각보다 품질이 좋다. 심지어 인도에서도 아주 낮은 가격의 스마트폰 단말이 좋은 품질로 나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생산은 인형 봉제공장을 따라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제는 통신사들이 모바일 단말기 제조사들만 보고 있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통신 서비스 단말들의 가격은 낮아질대로 낮아지고, 품질은 상향 평준화 되어버렸다. 팔목에 감는 스마트폰? 샤오미 전기차? 스마트 반지? 물론 신기하지만, 그것을 누가 얼마나 살지 통신사 입장에서는 불안하다. 스마트폰의 마진이 낮아진 상황에서 단말이 아닌 다른 수익원을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된것이다. IT산업의 미래는 결국, 통신사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콘텐츠가 통신사의 중요한 먹거리

나는 우리나라에서 KT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상한 현상을 목격하게 되었다. 몇년 전부터 KT에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프리미엄을 포함한 5G 요금제를 팔기 시작하는 것이다. 통신사들이 왜 IPTV도 판매하면서, 케이블 커터인 OTT를 판매하는 것일지 궁금했다. 그런데 이번 MWC 박람회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통신사들은 삼성전자 애플 등과 같은 단말기 가격을 24개월로 나눠서 사용자들이 납부하게 하는 구조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본것 같다. 이미 수년전부터 통신사들은 멜론, 지니뮤직과 같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인수하거나 내부에서 성장시켰다. 통신사들은 통신망이라는 플랫폼 위에 새로운 콘텐츠를 끼워서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LTE 통신망이 무르익은 약 10년전부터 갖게 되었던것 같고,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웨이브, 유튜브 등과 같은 망중립성 이슈에서 소송의 상대방인 당사자들의 상품을 포함한 요금제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이상하지 않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지만, 이번 MWC24 박람회에서 메인 스테이지 중 하나인 C홀은 언제나 스포츠를 주제로 한 키노트가 발표되고 있었고,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얼마전 티빙이 한국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권을 딴것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었는데, 스포츠 콘텐츠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인 것이며 대량의 트래픽을 일으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하지만, 개인별로 취향이 다르고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든다. 반면 스포츠는 각본없는 드라마다. FC바르셀로나가 현재 라리가에서 3위를 하고있는데,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감독의 고민과 선수영입이 바르셀로나 시민들과 전 세계 FC바르셀로나 팬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것이다. 물론 경기실황은 돈을 더 내고서라도 보고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스포츠 콘텐츠 뿐만 아니라, 인기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영상, 스탠드업 코미디 등 수 많은 콘텐츠가 폭발하고 있으며, 이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트래픽 소스'인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콘텐츠 스타트업'들이 계속해서 투자를 받을것이고, 이들이 통신사의 수익률을 높여줄 것이다. 반드시 유료콘텐츠일 필요도 없다. 사람들의 관심만 끌 수 있다면, 광고모델로도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우리나라의 스포츠 산업, 콘텐츠 스튜디오, 콘텐츠 플랫폼 등은 앞으로 10년간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 수록, 개개인의 여유 시간은 더 많아질 것이고, 통신사들은 더 높은 마진의 전략을 선택할 것이다.  

메인홀에는 스포츠 콘텐츠에 대해서 하루종일 이야기하는 스테이지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래서, 통신사에게 인공지능은 어떤 재료일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번 MWC 최대 이슈는 인공지능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MWC는 분명히 통신사업자들 박람회인데, 인공지능이 왜 최고의 화재가 될 수밖에 없는가? 이제는 ‘통신 속도’나 ‘통신 커버리지’에 대해서 그렇게 목소리 높여서 이야기하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물론, 위성인터넷이 이 모든것을 바꿔버릴 수 있다.) 대부분의 통신사 부스에서 ‘인공지능’에 대해서만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너무 이상했다. 그래서이 부분에 대해서 왜 그런지에 대해서 MWC 기조연설들을 들으며 연구를 해봤다. 

MWC의 두번째 기조연설에서는 ‘통신사의 디지털 비전'이라는 중요한 주제를 도이치텔레콤의 ‘팀 회트게스' CEO가 발표했다.


앞으로의 AI기반 이코노미는 Taker - Shaper - Maker - Facilitator 로 구분되며, 통신사는 쉐이퍼 역할이 예상됨을 주장

앞으로 통신사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본인의 6가지 생각을 발표하는 도이치텔레콤 CEO


MWC의 두 번째 키노트는 많은 각국 통신사 임원들이 참여하였고, 내용도 충격적이었다. 통신사 경영자가 생각하는 것과 일반 소비자인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도이치텔레콤 CEO의 발표를 보면 통신사들은 결국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 생성형 인공지능을 자기네 (통신망을 기초로 한)플랫폼에 올려서 소비자들한테 팔 생각인것은 자명하다. 샘 알트먼이 설립한 오픈AI에서 제공하는 ChatGPT 같은 서비스를 언론에서는 많이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그러한 생성형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팀 회트게스는 세션에 참석한 통신사 담당자들에게 명확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미래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이야기했다. 

 

(1) 리더 - 1명의 CEO가 위에서부터 Al전략과 비전을 지휘하고 미래를 설계해야한다. 

(2) 결정 - 테이커, 셰이퍼, 메이커, 촉진자를 결정한다. AI가 가치를 창출하고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전략적을 만들어야 한다. 하나의 생성형 AI에 종속되서는 안되고, 다중 LLM 전략을 선택하여야 한다. 

(3) 윤리 및 보안 - 윤리적인 AI 관행을 구현하고 데이터 보호의 우선순위를 정하며 책임을 져야한다. 

(4) 인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AI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팀의 능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도구와 사고방식을 갖춰야 한다. 

(5) 데이터 주권 - 데이터를 중앙 집중화하고 마스터하여야 한다. 데이터의 품질과 개인정보보호가 가장 중요하다.

(6) 측정 및 관리 - Al의 영향을 엄격하게 추적하여 확고하고 윤리적인 프레임워크를 유지해야 한다. 


통신사 관계자들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인사이트 넘치는 키노트였지만, 아쉽게도 영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MWC에서 가장 와닿았던 발표는 세계 3위의 통신사 ‘텔레포니카’에서 CDO(Chief Digital Officer) 즉, 디지털 총괄책임자인 케마 알론소(Chema Alonso)의 ‘CRAZY ENOUGH TO INNOVATE’라는 세션이었다. 낡은 비니를 쓰고 긴 머리를 치렁치렁 흔들며 키노트를 진행한 알론소의 세션은 100년이 된 통신사인 텔레포니카가 어떻게 인공지능을 대하고 있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미친듯이 혁신을 하고있는지를 담은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커넬(Kernel) 이니셔티브를 통해 텔레포니카가 혁신을 촉진하는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하였고, Open Gateway 프로젝트를 활성화시켜 스타트업들이 텔레포니카라는 거대한 통신 플랫폼과 협업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든 과정을 발표했다. 영상 


100년 역사의 통신사에서 회사의 영업 프로세스와 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디지털 전략을 주도하는 최고 디지털 책임자라면, 당연히 양복을 입고 머리를 단정히 하고 나올 줄 알았는데, “나를 그냥 비니쓴 크레이지가이(미친사람)로 소개해달라"고 할 정도로 케마 알론소는 파격적이었고, 발표한 내용도 신선했다. 그냥 ‘우리는 통신사니까'의 고자세가 아니라, 텔레포니카가 100년간 해왔던 일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자신들의 고민이 무엇이고, 앞으로 나가고 싶은 방향이 무엇인지와 스타트업을 향한 통신사의 입장에 대한 진정성있는 발표를 하는것을 보면서 놀라웠다. 마치 승진이 목표가 아닌사람처럼 느껴졌고, 발표장은 청중들로 가득찼다. 


중요한 것은 텔레포니카가 디지털 이노베이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를 상세히 발표한 것이었다. 웨이라(Wayra)라고 하는 ‘투자 브랜드'를 만들고, 통신사인 텔레포니카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스타트업들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통신사 임직원과 스타트업간의 각종 문제들을 시스템적으로 해결하는 조직을 만들었으며, 스타트업들이 큰 기업으로 성장하여 텔리포니카의 협력업체가 될 수 있게 하는것이 커넬(KERNEL)이라고 한다. 올해는 이를 더 확대하여 커넬2.0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개인정보와 보안을 기반으로 통신사가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를 스타트업과 협력기업들에게 오픈하고, 이를 통해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케마 알론소의 발표는 매우 현실적이면서 신선했다. 우리나라도 통신사들이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많이 하고는 있지만, 구체적이고 시스템적인 접근을 하고있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이러한 다양한 노력이 말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당연히 사람들이 알것이다. 내가 이번 MWC전시회에 참석하여 방문한 통신사 부스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부스는 텔레포니카였고, 많은 스타트업, 협력사들이 텔레포니카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실제 그 업무를 담당하는 통신사 임원과 직원들이 부스에 나와있었다. 당연히 의사결정을 할 수 있거나 사업을 기획할 수 있는 통신사 사람이 부스에 나와있으니, 스타트업이나 해외기업들이 텔레포니카 부스를 많이 찾을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공지능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지만, 통신사 입장에서 봤을때 인공지능은 아주 좋은 재료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들이 GPT, 제미나이 등의 코어를 활용해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만들어주면, 통신사는 이러한 스타트업, 기업들의 밀키트를 자신의 플랫폼(통신 인프라)에 담아서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에 대해서 더 많은 서비스들이 나타날 수록, 더 다양한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분야에 충격적인 서비스를 내놓을수록, 통신사는 메뉴판이 다양해지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스타트업과 얼마나 진정성있는 비즈니스 콜라보를 하는지 여부가 통신사의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번호의 자부심이 다른' 마케팅으로 통신시장을 선도하던 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다. 소비자 각각에게 맞춘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가 우리 사회를 선도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미래


MWC의 세번째 기조연설은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를 만든 구글의 인공지능 기업 ‘딥마인드'의 CEO 하사비스가 나와서 대담형식으로 진행된 것이었다. 운 좋게도 하사비스와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영상을 담을 수 있었고, 조선일보 기사로 잘 정리되어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하사비스가 말한 핵심만 전하자면, “그동안 구글은 전문가를 위한 전문분야 인공지능을 만드는데 집중했는데, 오픈AI의 chatGPT가 일반인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상당히 놀랐다. 지금은 전문분야 인공지능과 함께,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방향의 인공지능(제미나이)을 함께 전개하고 있다.”라고 할 수 있겠다. 


구글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텍스트, 이미지, 영상, 음성 데이터를 보유한 회사다. 심지어 이메일 솔루션의 점유율도 높으며 이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각종 데이터를 올려놓고 사용하는 기업이 상당히 많다. 전문분야이든 일반분야이든, 이들이 만들어갈 생성형 인공지능 솔루션은 가장 가파른 발전속도를 보여줄 것이 자명하다.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비윤리적일 것인가? 


MWC에는 논쟁마당(Debate Stage)이라는 오픈 스테이지가 있다. 왜 다양성(Diversity)이 기술발전에 중요한가? 다양성과 평등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직장 내 포용성을 촉진하기 위한 인공지능 활용방법은 무엇인가? 산업용 메타버스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디지털 환경에 취약한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수 있는가? 등의 정말 흥미로운 주제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마당이다. 위치도 MWC 박람회의 중심부에 가까운 6홀에 자리해있고, 많은 사람들이 주제를 보고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된 공간에서 논쟁(Debate)이 진행된다. 주로 EY나 KPMG, pwc 같은 컨설팅펌이나 J.P.Morgan 같은 금융기업에서 Debate 세션을 후원하는것을 보면서 새삼 컨설팅 회사들이 어떻게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가는지 알 수 있었다. 

MWC에 마련된 Debate Stage에서는 IT기술이 우리 사회에 미칠 각종 영향들과 이슈에 대해서 자유로운 논의가 하루종일 오갔다.  


내가 특히나 관심있게 지켜본 논쟁은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비윤리적일 것인가?(Will AI be Unethical like humans?’)라는 주제였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지적능력이 인간보다 뛰어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몰아내는 경우가 생기지 않을까?’일 것이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이슈이기 때문에, 당연히 패널들의 의견도 중구난방이었다. 아직까지 인공지능은 선악을 판단할 수 없지만, 인간의 의도에 따라서 쉽게 선과 악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한다면,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인공지능의 개발 및 사용에 있어서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들이 주된 내용이었다. 논쟁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인간처럼 비윤리적일 것인가?’라는 논쟁 주제가 참으로 유머러스하면서도 심각하기도하여 많은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과연 인류는 윤리적인가? 인공지능은 인간을 닮아가는데, 그렇다면 윤리적일것을 기대할 수 있는가? 

많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인공지능의 윤리책임을 묻기에 앞서, 인간은 과연 윤리적인가? 


제조업의 미래와 스마트팩토리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관으로 스마트팩토리와 제조업에 관한 세션이 있었다. 2020년 제조산업의 디지털 혁신 가치는 2,639억 달러로 평가되었으나, 2026년까지 7,67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제조업에서는 로봇을 이용한 제조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기술 그리고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또는 자율주행차)등이 모두 제조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주제이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공장’이라고 하는 시설에 통신사가 개입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원가절감 측면에서 굳이 통신사와 연결하기 보다는 필요하더라도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자체적인 스마트 팩토리에 접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팩토리 세션에서 발표된 내용들은 이보다 진일보했고, 보다 현실적이며, 사례 중심의 것들이어서 많이 와닿았다. 제조업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DX라고 하는데, 이를 어떻게 현실에 적용시킬지에 관한 깊이있는 접근들을 만날 수 있었다. 

글로벌 컨설팅펌 액센츄어 클라우드 전략 담당 앤디 테이(Andy Tay)가 사회를 봤는데, 영화배우 ‘더 락' 같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산업 담당 부사장인 캐슬린 미트포드(Kathleen Mitford)가 오프닝에서 인공지능과 프라이빗 5G 네트워크가 미래의 공장을 어떻게 형성하고 통신 사업자가 이러한 스마트 팩토리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발표했다. 발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틀어준 영상은 링크 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홀로렌즈와 디지털트윈, 사물인터넷 그리고 자동화에 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방향제시는 앞으로 미래에 등장할 스마트 팩토리가 어떤 모습일지 잘 제시했다. 이어진 3개의 스마트팩토리 회사의 발표도 구체적이고 자신들이 경험한 사례 중심으로 잘 구성이 되어있었다. 각 내용을 글로 정리하기에는 내용이 많아서, 영상을 참고하면 좋겠다. 


세션1. 올리버 리벳(Olivier Ribet)의 발표 https://youtu.be/FXZYH8Z5iuA?si=2imlSq5On8C_nsYU  


세션2. 썸머 첸(Summer Chen)의 발표 https://youtu.be/ywGF9EkjFME?si=fTdR3BWe18XQcnaX 


세션3. 제임스 카플란(James Kaplan) 발표 https://youtu.be/_qu1meCJBW8?si=3YO_JfkYT5-Nx-B6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스마트 팩토리’는 대한민국에서는 이미 오래된 화두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는데, 실제로 ‘통신사가 먹을 떡'은 없는 상태였던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자사의 클라우드와 증강현실 기술을 강조하였지만, 프라이빗 5G 네트워크가 이제 시작이라는 뉘앙스로 세션을 이끌어갔다. 실제로 사설 5G망도 결국에는 통신사의 협조 없이는 원활히 작동하기 어렵고, 통신사가 프라이빗 5G 네트워크를 구축해주는 사례가 이제야 늘고 있는것 같았다. 


앞서 이야기 했지만, 결국 가장 범용적인 스마트폰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통신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한다. 제조업과 스마트팩토리에서 나름대로 축적한 통신사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솔루션 기업들의 경험들이 이제야 이번 MWC에서 공유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많은 제조업 기업들이 스마트팩토리를 선택해야할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들을 하고 있는데, 실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통신사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스마트팩토리 산업이 융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통신망 뿐만 아니라, 장비에 들어가는 센서 네트워크가 발전해야하는데,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들과 기발한 센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올것이다.

 

중국과 아프리카


CES와 MWC는 다르다. CES는 미국이 이끄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이고, MWC는 유럽 여러나라들이 선도하는 ‘모바일 콩그레스'이다. 당연히 이번 MWC에는 중국 기업들이 다수 참여했다. 가성비 좋은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만드는 나라는 역시 중국이고, 통신 소비자가 가장 많은 나라도 중국이다. 중국과 인도는 인구대국이며, 국민들이 스마트폰 한대 이상 사용하므로, 당연히 MWC에서 중요한 국가인 것이다. 중국과 인도의 통신 인프라 구축에는 유럽, 미국, 한국, 일본 기업들의 기술이 사용된다. 물론, 최근들어 중국 통신장비 기업들의 발전이 매우 돋보이므로, 미국이 견제를 할 수는 지만, 유럽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것 같다. 올해 열렸던 CES 2024에는 중국 기업들의 참여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MWC에는 중국기업들의 참여가 돋보였다. MWC는 전 세계 통신사들이 모이는 행사기 때문에, 민주주의 국가의 통신사만 온 것이 아니다. 중동에서도 많이 왔는데, 왕정의 경우에도 통신사가 중요하며, 공산주의 국가도 CES에 참여한다. 군부 독재국가 일수록 통신은 더욱 중요하겠다. 정말 다양한 국가들이 MWC에 참여하며, CES와 성격이 많이 다르다. 

MWC는 각 국가를 대표하는 통신사들이 참여하는 박람회이다. 나라마다 다양한 비즈니스가 이루어진다. 

MWC 메인홀 앞자리에 중국 통신사업자들을 위한 자리가 있는 경우도 있었다. 회비를 많이 내나보다.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국과 인도는 MWC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었다. 특히나 키노트나 발표세션 중심으로 들었던 나의 경우에는 중국과 인도 사람들이 발표하는 것들을 많이 보았다. 미국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나라의 경제구조상 CES가 더 중요할 수도 있지만, MWC는 다양한 국가에 우리의 통신기술과 서비스, 그리고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최고의 비즈니스의 장이다. 두 전시회는 성격이 완전히 다름을 느꼈다. 다양성을 좋아하는 유럽에서 개최하는 전시회이기 때문에 중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다양한 국가 사람들도 많이 참여를 했다. 앞으로 인구도 많고, 땅도 넓으며, 자원도 풍부한 아프리카는 통신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주요 시장이 될 것이다. 중국, 인도, 아프리카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것이 분명하며, GSMA의 중요한 회원사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MWC가 너무 좋았던 이유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에 있다. 나는 어렸을 때 미국에 살다 왔기 때문에 미국 문화를 좋아하지만, 생각해보면 미국도 다양성에 의해 성장한 나라다. MWC는 다양성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된다.



스타트업? 착각은 금지


많은 스타트업들이 MWC를 ‘스타트업 전시회’로 착각하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CES의 경우에는 ‘유레카 스테이지’가 있고, MWC는 4 Years From Now(이하 4YFN)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CES나 MWC에 가면, 세계적인 투자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만날수도 있다. 예를 들면, 중동이나 중국, 태국 등에서 온 부자들이 당신에게 투자의향을 비추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 MWC 전시회는 통신사업자들을 중심으로 한 박람회이기 때문에 스타트업 중심이 아니라고 보는게 좋다. 4YFN 전시관의 경우에 8홀에 위치하고, MWC의 핵심 전시관들과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위치가 좋지가 썩 좋지는 않다. 

MWC에서 스타트업 전시관 4YFN는 ‘미래에 대한 투자'다. MWC의 본질을 알고 접근해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스타트업들이 굉장히 중요한 컨텐츠이다. 그래서 MWC의 입구 2개 중 한곳은 4YFN가 위치한 8홀 1층에 위치해있다. 하지만 결국 데이터 플랫폼, 통신 플랫폼인 통신사의 입장에서 봤을 때의 4YFN에 참가한 기업들은 4년 안에 트래픽 유발 가능성이 있는 컨텐츠인 것이다. 물론 좋은 컨텐츠를 가진 스타트업들이 많이 성장하면, 플랫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통신사업자들의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4YFN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지금 당장 이러한 스타트업들이 트래픽을 많이 갖고 있지는 않지만 4년 안에는 트래픽을 많이 끌어올 수도 있다'는 것으로 나는 생각되었다. MWC에 참여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은 MWC를 ‘투자자들을 만나는 기회’라고 생각하지 말고, ‘각국 통신사들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내 회사가 제공하고 있는지?’를 생각해서 참여하면, MWC를 통한 성공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플라잉카(Flying Car) 알레프(ALEF)가 전시되어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2014년에 시작하여 10주년이 된 4YFN 전시관 출신의 스타트업들 중에 어떤 기업이 크게 성장했을까? 


위성 인터넷은 기존 통신 사업자들을 대체할까?


내가 MWC에 간 이유는 ‘초고속 위성인터넷 인프라’를 보고싶어서 였다. 통신 인프라에 큰 변화가 오면, 반드시 큰 기회가 온다. 스마트폰이 오기전에 3G 통신망이 순식간에 보급되었었다. 3G망이 아닌 2G망에서의 아이폰? 불가능하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인터넷은 기지국이 필요없기 때문에, 기존의 LTE 또는 5G 방식으로 통신하지 않는다.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 모르겠지만, 여차하면 기존 통신사들이 곤란하게 될수도 있다. 물론 위성통신은 아주 오래된 기술이다. 소련과 미국이 경쟁하던 시절에 이미 인공위성을 우주에 쏘아 올려 지구와 통신하는 아이디어는 이미 예전에 상용화된 기술이다. 하지만 최근의 위성 인터넷 기술은 그 발전 속도가 엄청나다. 저궤도(LEO), 중궤도(MEO), 고궤도(GEO) 위성통신의 개념이 완전히 확립이 되었고, 1만개 이상의 인공위성이 지구를 떠다니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의 속도와 안정성이 떨어지는 고궤도 인공위성 네트워크의 경우, 많지 않은 위성 수를 기반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만들수는 있으나, 날씨가 좋지 않을때 통신이 불안정한 단점이 있다. 

룩셈부르크의 위성인터넷 기업 SES는 실제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고객모집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2, 3년간 엄청나게 증가한 저궤도 인공위성(LEO)를 기반으로 한 위성 인터넷 인프라는 우리의 통신환경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가능성마저 있다. 일론머스크가 강력하게 밀고있는 스페이스엑스(Space X)는 한 번 발사체(로켓)를 발사하면 40 내지 60개의 인공위성을 우주에 올릴 수 있고, 더 무서운 것은 인공위성을 사출한 후, 그 발사체가 정확히 발사지점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약 1만개 이상의 인공위성을 우주에 띄우는 스타링크 프로젝트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으며, 일본 해상자위대가 작년에 스타링크와 해상 인터넷 구축계약을 했다는 소식이 우리나라 통신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최근에는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만든 우주기업인 ‘블루 오리진'이 발사 후 복귀하는 로켓 기술을 성공시켰다고 하는데, 이 두 회사 모두 미국 기업이라서 아쉽긴 하지만, 어쨌든 앞으로의 ‘인공위성 발사가격'은 낮아질것이 확실해 보인다. 


통신사들이 우리와 같은 소비자들에게 비싼 월별 통신요금을 받는 이유는 기지국 설치에 굉장히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위성을 통한 초고속 인터넷의 경우, 기지국 설치가 필요없다. 위성과 신호를 주고받는 베이스 스테이션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인공위성 그 자체가 기지국이기 때문에 기존의 4G, 5G와는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말이다. 물론, 날씨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구름에 의해서 인공위성 인터넷이 속도가 불안정해 질 수는 있만 저궤도 인공위성(LEO)의 경우에는 이러한 문제가 이미 상당히 해결되었다고 한다. 


통신 단말도 모양이 달라진다. 아래 사진은 ‘투라야(THURAYA)’라고 하는 아랍에미리트 스마트폰 제조회사에서 발표한 제품인데,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위성 인터넷이 필요한 경우, 스마트폰에 내장되어있던 안테나를 뽑아서 쓸 수 있게 되어있다. 역시, 사막의 경우에는 기지국을 세우기 매우 어려우므로, 위성통신을 예전부터 사용하고 있었고, 저궤도 초고속 위성인터넷 인프라 시장이 열리면서 특허권 뿐만 아니라 상용화가 가능한 스마트폰을 재빠르게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는 저궤도 인공위성을 체험해보지 못해서 그런데, 초고속 위성인터넷을 경험하게 되면, 사막, 산악지대, 해양환경, 국제물류, 공사현장 등 수 많은 곳에서 응용 서비스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밍 다 되는데?’라고 하시는 분들의 말씀도 일리가 있으나, 어디 놀러가서 통신 신호가 안잡힌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지상통신은 생각보다 음영지역이 많다. 통신 인프라의 큰 변화가 될 위성인터넷 기술을 한 번 관심있게 살펴보자.  


특이한 위성인터넷 기업들이 많았는데, 첫번째로는 ‘히스파셋(hispasat)’이라는 위성통신 회사였다. 스페인의 국가 전력망을 운영하는 스페인 공공기업 레디아(Redia)의 자회사인 히스파셋은 위성인터넷을 이용한 B2G 서비스를 소개했다. 모회사인 레디아가 페루, 칠레, 브라질 등 험악하거나 광대한 곳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보니, 위성인터넷 분야에 투자하게 되었고, 유무선 인터넷이 되지 않는 험준한 지역에도 위성을 이용한 고화질 TV방송을 제공하고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본인들의 위성 서비스를 강조하기 위하여, 인공위성 사진이 담긴 조형물을 천장에 설치한 것이 인상 깊었다. 

히스파셋의 사업내용을 설명해주신 미에케 랭거(Meike Langer)님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히스파셋 전시부스 


스타링크는 약 10,000개 이상의 위성을 띄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블루오리진이 뒷받침하는 아마존 카이퍼 프로젝트(Amazon Kuiper)는 향후 10년간 약 4,000개의 저궤도 위성을 띄운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원웹(EuTelSat 소속의 OneWeb)과 룩셈부르크의 SES와 같은 위성인터넷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위성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10년간 전 세계에 4만 개 정도의 저궤도 위성인터넷 인프라가 구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서로 ‘로밍'을 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전 지구적 위성인터넷 인프라는 빨리 구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도 수준 높은 우주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얼마나 많은 인공위성 인터넷 인프라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상당한 양의 인공위성을 보유하고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보안통신, 사막 유전, 해양, 광산, 미디어, NGO 그리고 통신사가 위성인터넷 사업자의 고객이다.


국내 통신사들은 모르겠으나, MWC에서 만난 유럽과 남미의 통신사 사람들중 몇은 ‘기지국을 지상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계속 사업을 하는것이 맞는가?’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위성 인터넷이 기존의 통신 네트워크의 모든 것을 대체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 우리가 느끼는 소비자 통신의 영역에서는 상당히 많은 부분이 위성인터넷으로 10년 안에 대체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나 사물인터넷(IoT)의 경우, 기존 지상 기지국 방식으로는 도저히 서비스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이를 위성 인터넷이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이번 MWC에서 많이 나왔다. 사물인터넷. 특히, 산간 벽지에서 삼림자원이나 광물자원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일은 현재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 아무리 인공지능 AI 카메라가 작물들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통신이 없으면 인공지능은 무용지물이다. 작물들을 모니터링 하자고 비싼 기지국을 여러개 설치하기는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위성인터넷과 결합되어야 비로서 완전해진다.


위성통신 기반의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틀라이엇(SATELIOT) CEO 하우메 산페라(Jaume Sanpera)의 발표


지금 통신사들이 구축한 4G, 5G 기지국 방식으로는 우리나라 같은 작은 나라에서도 기지국을 촘촘하게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동해 태백산 산불과 같은 산불이 발생하더라도 초기에 파악할 수가 없다. 바다에 떠있는 해양플랜트나 선박, 사막 등의 환경에서도 3gpp 방식으로는 통신이 어렵다. 누군가가 사막의 기름파이프나 러시아로부터의 천연가스 파이프를 손상시키려고 하더라도, 정확히 어떤 위치에서 그러한 이벤트가 발생했는지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알려주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그러나 위성인터넷 인프라상에 구축된 IoT의 경우에는 전원 문제만 해결되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IoT 서비스가 가능하고, 만약 성공한다면, 지금 존재하는 IoT 센서 수의 약 1,000배(천만배?) 이상의 많은 센서들이 우리의 지구 곳곳을 상세하게 관찰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기후변화가 실제로 얼마나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실시간으로 정확한 측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결국, 저궤도 위성인터넷 인프라는 앞으로의 소비자 통신 및 사물인터넷(IoT)에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고, 이는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기술적 변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유텔셋 원웹(Eutelsat OneWeb)을 발표하고 있는 로렌스 델피(Laurence Delpy) 비디오사업부 총괄 관리자


이번 전시회에는 위성인터넷과 관련된 각종 서비스 스타트업과 위성통신 장비들이 상당히 많이 나왔다. 내년 MWC에는 위성인터넷 관련 소재 부품 장비들이 더 많이 나올것이다. 우리나라 위성통신 기업들도 많이 참가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다소 특징적인 것은 룩셈부르크에서 위성 인터넷 사업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위성 인터넷과 우주산업에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한다는데, 아래 사진의 SES라는 룩셈부르크 기업이 인공위성 70대로 전 세계를 상대로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것이었다. 나는 SES의 세션에 상당히 많이 참여를 했는데 그들이 이야기하는 내용들은 매우 현실적이고 경험적이었고 미래지향적이었다. 인구 60만도 안되는 상당히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위성인터넷 기업이 있다는 것은 룩셈부르크가 과거 포르투갈 같은 나라가 되지 말란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과연 인공위성을 몇개나 갖고 있을까? 

명강의를 펼쳐준 엑세스(AXESS) 네트웍스 솔루션의 귀도 뉴만(Guido Neumann) 총괄매니저


놀라운 것은 룩셈부르크에서 온 스타트업 중에서도 인공위성 10개를 보유한 기업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인공위성? 그거 쏘는데 엄청 돈 드는거 아냐?’라고 생각하면서 지레 포기해버리는게 우리 스타일이긴 하지만, 아래 나오는 OQ테크놀로지라는 기업은 스스로 만든 사물인터넷(IoT)용 인공위성을 이미 10대나 우주로 보냈고, 전 세계를 커버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한다. 아주 놀라웠고, 생각보다 위성망을 구축하는것이 어렵지 않은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물인터넷 관제용 소형 인공위성을 직접 만들어서 우주에 띄운 OQ테크놀로지 창업자들 


다시 생각해보니, 올해 MWC에서 가장 화재를 모았던 ‘날으는 차'의 경우에도, 위성인터넷이 없으면 사고가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나는것'이 문제가 아니라, ‘날면서 사고가 없는것’이 중요한데, 우리도 비행기를 타서 알지만, 활주로에서 이륙하자마자 얼마 안되서 통신이 끊긴다. 기지국은 땅에 붙어있기 때문에, 결국 유인드론(UAV)이든, 플라잉카든 위성인터넷 환경이 구축되어야만 제대로 된 운항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기지국 방식의 통신방식이라면 사고가 쉽게 날 것이다. 


물론, 지금은 속도가 5G보다 빠르지는 않고, 가격이 싸지는 않지만, 이것은 기술의 문제이기 때문에 5년 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위성인터넷 얼라이언스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불리하다. 유럽의 통신 사업자들이 연합하여 위성인터넷 기업인 유텔셋(EuTelSet)을 만들고, 원웹(OneWeb)이라는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이들은 약 700개의 위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스타링크가 보유하고 있는 수 천개의 위성에 비하면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도 역시나 상당히 초조하다고 전해들었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이 크지 않은 국가다. 위성 몇개만 띄워도 위성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하다. 한국의 통신사들이 위성인터넷 인프라를 만들어서 스타트업들이 이를 이용한 각종 서비스를 만들고, 이러한 창의적인 생각들이 스타링크, 아마존 카이퍼, 원웹, SES 등의 위성인터넷 사업자들에게 공급되면 좋겠다. 아직 늦지 않았다. 


위성인터넷과 위성기반 사물인터넷, 원웹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유튜브 링크를 참조하면 좋겠다. 

 




Future First. 그들이 말하는 미래는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

 

이번 MWC의 화두는 Future First 였다. 이제 세계적인 역병사태에서 벗어나서 미래를 생각하자는 이야기다. Future First는 곧 Think the Future라는 말과 같다. 단순히 생존이 중요하던 시기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모여서 미래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내 멘토가 나한테 해준 말이 있다. “미국/유럽애들은 지들이 행복하려고 뭔가를 만드는데, 한국/중국 애들은 미국애들이 행복하려면 뭘 만들어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불행하게 사는것 같아.”


이번 MWC에서 내가 절실히 느낀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서구권)이 말하는 미래(Future)가 무엇인지 우리는 ‘바쁘기 때문에' 좀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좋은 반도체, 좋은 단말을 만들어야 선택받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만 존재하는 느낌이다. 더 낮은 단가를 제공하기 위해 더 극심한 경쟁을 하고, 특허권자의 아이디어를 무시하고 카피를 권장하며 반칙해서는 안된다. 더 낮은 단가를 제공하기 위해서 가족들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  


앞으로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이 아닌 전혀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하면 된다.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면 된다. 납품을 위한 단가 경쟁이 아닌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한 즐거운 대화를 시작하면 된다. 


생각과 배경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MWC를 즐기다보니, 정말 많은 공부가 되었다. 

미래는 예측하는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쉬다가 만난 요르단 중앙은행 압둘라만 부회장과 알데인 본부장 그리고 (주)셀리코의 김세현 부사장님





3월 25일(월) 오후4시에 이번 MWC 내용을 다룬 '월간BLT' 세미나가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s://event-us.kr/BLT/event/78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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