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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 합병에서 ‘테크기업 기술평가’의 의미

2023-05-30
조회수 1911



필자는 기술 기업의 IPO 방안으로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다만,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은 주식시장과 기존 기술특례상장 기업의 상장 후 적자 지속 등으로 인해 기술특례상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평가를 통해 매출이 충분하지 않으나 상장하기 위한 특례조건을 확보하더라도 한국거래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상장을 성공하지 못하는 케이스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다보니, 대안으로 기업인수 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이하 SPAC)과의 합병을 통한 상장 및 자금 확보를 고려하는 케이스가 늘었다.


IPO나 기술특례상장은 다수에게 알려져 있지만, SPAC은 아직 낯선 용어이다. SPAC을 페이퍼 컴퍼니와 같은 부정적인 용어로만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SPAC 합병을 통한 상장을 우회상장이라고 표현하며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또한, 주식투자의 관점으로, SPAC을 주식투자를 통해 원금이 어느 정도 보장되면서 투자할 수 있는 수단으로만 설명이 많이 되고 있다. “SPAC”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자금은 충분한데 아직 어떤 사업을 해야할지 확정되지 않은 형태의 회사로, 비상장 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사업모델을 찾는 회사이고, 사업모델을 가진 비상장회사와의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SPAC 합병의 구조>


“SPAC”이라는 제도가 만들어진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SPAC 제도는 비상장기업들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때 새로운 방안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하였지만 IPO나 직상장은 쉽지 않은 비상장기업이나 성장가능성이 있는 비상장기업이 기업인수목적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SPAC에 확보된 자금을 확보하면서 상장할 수 있는 루트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즉, SPAC 제도의 본질은 SPAC 상장사에 대한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이 아닌 “중소기업의 IPO나 직상장에 비해 수월한 자금 확충”이다.


SPAC은 1993년 미국의 한 증권회사가 당시 침체된 IPO시장에서 기업의 상장을 촉진하기 위하여 개발한 상품인데, 미국의 NYSE와 NASDAQ에서도 백지수표회사(Blank Check Companies, BCC)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어서, NYSE와 NASDAQ에 SPAC이 약 10여년간 상장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2003년부터 시작된 미국 증권시장의 침체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기업들의 자금 확충의 어려움이 발생함에 따라 NYSE와 NASDAQ에서도 상장규정에 SPAC 추가요건을 별도로 추가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즉, SPAC의 속성이 우량법인과의 합병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이익 추구에 있음을 고려하여 부실기업과의 합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합병대상법인의 자격 등 필요한 기준을 상장규정에 마련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신규 운영자금 확보의 어려움이 발생함에 따라,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확충할 수 있는 방안으로 SPAC 상장 제도가 도입되었다.


<리만브라더스 파산에 따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SPAC 합병을 통한 상장 활성화>


비상장회사는 피인수회사로서 SPAC 상장이 선호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상장 절차의 간편성 내지 효율성이다. 그리고, 상장 절차상 효율성도 있지만 자금 확충의 효율성도 있다. 일반 신규상장의 경우에는 복잡한 공모절차를 거쳐야 하고 발행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공모 실패의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으나, SPAC을 통한 상장의 경우에는 이미 공모·상장된 기업과 합병을 하는 구조이므로 별도의 공모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또 다른 선호 이유는 투자자들에게 매출액 및 영업이익 전망치(Financial Projection)를 제시하면서 높은 기업 가치 및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음으로써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기회를 부여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La spettacolare caduta delle SPAC - CreditNews

<스타트업들은 IPO의 대안으로 SPAC 합병을 고려한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SPAC합병을 통한 상장을 1순위 방안으로 고려하지는 않는다. 주로 보유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평가를 받아 특례요건을 인정받아서 상장하는 것을 고려한다. 기술특례상장을 목표로 하였지만 주관사와의 논의를 통해 SPAC 합병을 통한 상장 방향으로 전환(예를 들어, 기술평가를 통해 특례조건을 확보하였더도 기술특례상장이 어렵게 된 경우에 전환)하는 경우가 있다. 주관사는 SPAC의 상장 이후 36개월 이내로 피인수회사와의 합병을 진행하지 못하면 청산을 하여야 하고 청산 시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관사 계약이 되어 있는 기업이 기술특례상장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SPAC 합병을 대안으로 상장을 추진한다.


기술특례상장이 아닌 SPAC 합병을 통한 상장을 진행하더라도, 기술특례 조건을 위한 기술평가 결과는 유의미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SPAC이 피인수 회사를 선정하여 역합병방식의 상장을 추진할 때 전통적인 IPO에 준하는 심사를 진행하고 주주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때 기술평가에서 확보된 높은 기술등급은 긍정적인 요소로 활용될 것이다. 


<니콜라가 개발하였다고 투자자에게 보여줬던 “수소연료 전기트럭" 사진>


최근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SPAC 합병에 대한 심사를 엄격하게 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제2의 테슬라로 여겨지던 수소연료 전기트럭 회사 ‘니콜라(Nikola Corporation)'가 개발 작업이 진행 중인 기술을 이미 완성한 것처럼 표현한 사기 행위 등에 의해 최근 주가요건 이하로 내려가서 최근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고, 미국의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인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는 파산법 11조에 따라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하여 지난 4월10일에 나스닥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를 통보받았다.


<페어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세계 첫 디지털 치료기기 리셋(reSET)>


한국에서도 SPAC 합병을 통해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SPAC 공모가 수준까지 하락한 경우도 있고, 합병 이후 계속해서 적자인 기업이 있어 SPAC 합병의 심사기준을 엄격하게 하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의해 SPAC 합병을 위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심사 도중에 철회하는 케이스들도 발생하고 있다(2022년 한국거래소에 미래에셋대우5호스팩 합병으로 예비심사를 청구한 가이아코퍼레이션 사례).


앞서 언급한대로, SPAC 제도는 자금 충당에 어려움을 겪는 우량 중소기업이나 기술력이 있는 스타트업이 자금을 확충하면서 상장할 수 있는 루트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턱을 너무 높혀서 합병을 어렵게 하는 것은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으나, SPAC의 부실기업과의 합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합병대상법인의 자격을 판단하는 기준과 피인수기업의 자격을 증명하는 과정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SPAC과 피인수회사(즉, 비상장회사)와의 합병을 통한 비상장법인의 상장적격성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일반 상장절차와 마찬가지로 경영성과 등의 상장규정 상의 형식적 심사요건 심사 이외에 질적심사요건을 심사하고, 질적심사요건의 기업의 계속성이나 성장성을 더 엄격하게 심사하여 부실기업과의 합병을 방지하려고 할 것이다.


또한, 거래소의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여 합병 대상기업이 결정되면 M&A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주주 총회가 개최되는데, 이 주주총회에서는 경영진과 스폰서의 의결권이 제한되며, 전적으로 일반 주주의 의사에 따라 결의내용이 정하여 진다. 최근 마지막 단계인 SPAC의 주주총회에서 소액 주주들의 비인수회사에 대한 까다로워진 기준에 의해 합병이 부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SPAC 주주들에게 피인수기업 가치를 설득하고 합병이 SPAC 주주에게 수익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서도록 해주어야 한다.


<SPAC과 비상장기업의 합병을 통한 상장 절차>


이 때, 기술력이 있어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기술평가를 진행하였던 기업은 의미있는 기술평가 등급을 확보하고 있다. 기술평가 시에 기술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성’과 ‘시장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 점수를 부여받았으므로, 해당 기업이 기술력이 있고 해당 기술 기반의 제품이 시장성이 있어서 매출 전망치(Financial Projection)가 긍정적임을 객관적으로 강조할 수 있게 된다.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좋아서 기술력이 높은 기업을 특례제도를 통해 최대한 상장시키려는 추세에서는 기업들도 기술특례상장을 많이 추진할 것이고, 전통적인 IPO나 기술특례상장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SPAC 합병을 통한 상장을 많이 추진할 것이다. 상장을 위해서는 몇년의 기간을 잡고 전략적으로 진행해야하고 그 과정에 시장 분위기의 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기술기업이 어느 하나의 방식을 정해놓고 상장을 진행하기는 어렵다. 기술 기반 기업이라면 기술력과 이를 통한 근거있는 매출 전망치가 아주 중요하므로, 높은 매출 기반의 전통적인 IPO가 아닌 이상 기술평가를 통해 얻어지는 결과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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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균 파트너 변리사는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011년 48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앱비즈니스/핀테크/보안/인공지능 등의 IT 스타트업의 특허업무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육군 지식재산관리실에서 근무하면서 방위산업분야 지식재산권 업무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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