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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상장,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2023-07-11
조회수 1025


모든 투자계약서에는 기술특례상장 의무 조항이 있다?

얼마 전 고객사 중 한 곳으로부터 반가운 투자유치 소식과 함께 투자계약서를 검토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전에 한국엔젤투자협회에서 TIPs 투자건 대상으로 투자계약서의 적절성을 심사하는 업무를 할 때는 투자계약서를 자주 검토했던 편이었다. 가끔 고객사에서 이런저런 계약서 관련 리뷰를 요청할 때가 있는데, 가벼운 수준이라면 몇 가지 눈에 보이는 포인트를 짚어주는 수준에서 도움을 드리고 있다. 오랜만에 받아본 검토 대상 투자계약서는 시리즈A 정도 되는 규모였다. 간만에 본 계약서 조항 중에서 눈에 띄는 조항이 하나 있었다.



투자유치는 기업에게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거나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는데 불가결한 요소다. 투자유치 과정은 생각보다 길고 반복적인 IR로 인해서 지치기도 하지만 투자가 결정되고 텀시트를 통해서 조건을 조율하고 납입일이 정해지면 이번에도 큰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이 든다고들 한다. 투자유치는 기쁜 일이지만 그에 대응하여 여러가지 의무가 발생하게 마련이다. 정기적인 보고는 물론이고 중요한 사안에 대한 동의와 의결 등 여러가지 복잡한 절차가 수반된다.


위에서 언급한 기업공개의무도 마찬가지다. 투자를 받은 기업들은 IPO의 의무를 가진다. 투자사의 주요한 회수 수단이 상장 후 지분매각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봤던 상환전환우선주 계약서에 기업공개의무가 빠져있는 경우를 본적은 없는 것 같다. 우리쪽으로 기술특례상장용 기평에 대해 문의하는 많은 기업들도 대체로는 투자를 받은 곳이고, 위와 같은 최대한 빠른 기업공개 의무 때문에 사업적인 재무성과가 요구되는 일반적인 상장 과정 보다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기술특례상장으로 준비방향을 정하는 것 같다.



기술특례상장의 요건이나 구체적인 세부사항에 대한 공개에 다소 미온적이라고 느껴졌던 한국거래소도 최근에 기술특례상장 대상기업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까지 개최하면서 전국의 유망한 기술기업들에게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세부 트랙 및 업종 특성을 감안한 중점 심사사항, 기술특례 상장 성공사례, 표준기술평가모델의 주요 내용 등에 대해 설명했다. 설명회에 참여해보니 확실히 기존에 비해 좀 더 세부적인 정보를 공개하고 표준평가모델에 대한 설명 등 전반적인 기술특례상장 정보에 대해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제도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된 것과 실제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어떻게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해야 할지, 그리고 특히 투자를 받은 기업은 투자계약서에 명시된 기업공개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지 고심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여러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정보를 쉽게 얻지 못하다보니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가지 문의가 있고, 우리가 이런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이 정도면 기술특례상장이 가능할 것 같은지에 대한 기술실사나 기술평가 관점에서의 문의도 많다. 하지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늘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였다. 이 질문을 하는 기업들의 규모나 상황은 초기부터 주관사 선정 후 시점까지 다양한 편이다. 심지어는 예비창업자인데도 기술특례상장에 관심을 가지고 미리 물어보는 분들도 있었다. 기술특례상장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준비는 언제부터 해야 할까?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 이론적으로 기술특례상장은 핵심기술과 사업성에 대한 개연성에 대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즉, 핵심기술을 보유한 또는 개발 중인 핵심기술을 활용하여 장래에 얼마나 유의미한 사업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가 하는 앞으로의 예측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객관적으로 전달하는가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한다는 것은 우리 회사의 핵심기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핵심기술이 어느 정도 차별화된 역량이 있는지를 특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람직한 준비시작 시점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핵심기술이 구체화되는 시점부터 실질적인 기술특례상장 준비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볼 때, 이르면 시드 규모의 초기투자 단계에서 또는 어느 정도 기술에 대한 시장 검증이 끝난 시리즈 A 단계 규모의 투자라면 이미 투자사와 기업은 핵심기술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핵심기술을 가지고 어떤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지 묵시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투자계약서에 짧은 문구로 기재되어 있는 기업공개 의무는 사실 어떠한 핵심기술로 어떻게 시장을 공략해서 매출을 만들고 수익을 발생시키겠다는 내용까지 암묵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게 타당할 것 같다. 이러한 개념을 투자계약서에 대입시켜보자면 이미 투자사를 대상으로 IR을 시작하고 피칭내용을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 자체가 이미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경쟁력의 지표화?

기업과 기술특례상장을 함께 준비하면서 기술평가를 대비할 때 가장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은 성장잠재력을 객관화하는 것이다. 대개 이런 설득작업(?)은 우리가 이만큼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하게 되는데, 얼마나 좋은 기술이고 얼마나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인지를 상대방은 모른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 상대방은 때로는 특허청 심사관이고, 때로는 투자심사역이고, 때로는 평가위원이 될 수 있다. 주장에는 그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 근거도 외부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내부의 설명자료나 일방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제3자를 설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의외로 대부분의 기업은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자료들 예를 들어 제품소개서나 기술설명자료에 이와 같은 객관적 근거를 포함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술에 대한 객관적 차별성을 입증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실제로도 타사의 기술과 비교했을 때 눈에 도드라지게 차별화되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막상 기술평가를 준비한다고 할 때, 자사의 핵심기술에 대한 차별성이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제3자에게 제시할 객관적인 근거자료가 없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사업실적을 내기 전이라도 초기부터 꾸준히 핵심기술의 경쟁력이나 성장 가능성을 최대한 객관화하고 이를 나름의 기준에 따라 지표화(indexing)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평가를 대비하는 것은 결국 추상적인 기술의 경쟁력을 객관화하여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업성과를 완성도 높게 설득력있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하느라 바빠서 어떻게 준비할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을 것 같은데, 실질적인 팁을 하나 제공하자면 바쁜 와중에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회사를 가장 깊게 들여다보고 고민하는 시간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바로 IR덱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정성들여서 DECK 을 만들 때, 창업아이템부터 회사가 가진 자산이나 시장분석 등 투자사를 설득하기 위한 다양한 근거자료들이 들어간다. 개인적으로도 IR자료를 많이 봐왔는데 기술이나 상품에 대한 비교자료는 있지만, 정성적인 비교자료인 경우가 많고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한채로 일방적인 주장이 담겨있을 때가 많다. 특히 투자규모가 커질수록 보다 정교한 자료를 필요로 하고, 지금까지 달성한 지표들(traction)을 제시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상대적인 우월성을 파악하기에는 어려운 독립된 지표들(ex. MAU, DAU 등)로 채워진 경우가 많다. 이런 수치를 보면서 "객관적으로" 경쟁력이 있구나 하는 점을 파악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우리 비엘티도 이런 점을 고려하여, 투자유치 등 초기단계부터 핵심기술이나 경쟁력에 대해 정교화하고 지속적인 자문을 통해서 기술평가를 급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기반을 만드는데 도움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든 투자기업은 기업공개의 의무를 가지고, 가장 빠른 기업공개의 길은 기술특례상장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질적으로 최초의 투자유치가 이루어지는 시점부터 기술특례상장 이라는 목표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더 많은 기술기업이 기술특례상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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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철현 대표 변리사는 서울대 재료공학부를 졸업하고 2007년 44기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직접 투자하는 ‘엑셀러레이터형’ BLT 특허법률사무소를 시작으로, IT와 BM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다양한 기술 기반 기업의 지식재산 및 사업 전략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심의위원과 한국엔젤투자협회 TIPs 사업 심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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