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SP vs 예스티 특허분쟁 사례로 보는 '특허 리스크 관리 전략'

[이전칼럼 보러가기: HPSP vs 예스티, 특허 분쟁의 교훈: 당신의 사업을 지키는 전략]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더불어 이를 뒷받침하는 하드웨어, 특히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적인 GPU 및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HBM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고압 어닐링 장비 분야의 선두 주자인 HPSP와 후발 주자인 예스티 간의 특허 분쟁은 단순한 법적 공방을 넘어 기술 기반 기업들에게 지식재산권 전략의 교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HPSP는 예스티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넘어선 다각적인 전략적 목표를 추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핵심적인 목표는 크게 3가지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시장 불확실성 증대 및 경쟁사 주가 하락 유도입니다.  HPSP의 소송 제기는 실제로 예스티의 주가 하락을 야기하며 시장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초래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예스티의 자금 조달 및 시장 진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쨰, 경쟁사의 시간 및 자원 소모입니다. 특허침해소송은 피고에게 상당한 시간과 비용 부담을 지우는 법적 절차입니다. 예스티는 소송 대응을 위해 기술 개발 및 시장 확대에 투입해야 할 자원을 법률 자문 및 소송 비용으로 전환해야 했으며, 이는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장기간 심리 기간을 활용한 소모전 유도입니다. 특허침해소송은 통상적으로 권리범위확인심판이나 무효심판에 비해 심리 기간이 길다는 특징을 지닙니다. HPSP는 이러한 점을 활용하여 예스티에게 장기간의 불확실성을 강요하고, 소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통해 소모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려 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맞서 예스티는 신속한 문제 해결과 근본적인 대응이라는 전략적 목표 하에 적극적인 방어 태세를 구축했습니다. 예스티가 채택한 주요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무효심판 및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동시 제기입니다. HPSP 특허의 무효성을 주장하는 무효심판과 더불어, 자사의 기술이 HPSP의 특허 권리 범위에 속하지 않음을 확인하는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동시에 제기하여 신속한 법적 판단을 받았습니다. 심판 결과가 법원을 직접적으로 구속하지는 않지만, 소송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소송 대비 짧은 심리 기간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고자 했습니다.

둘째, 핵심 특허에 대한 '비침해 판단' 확보입니다. 특히, 예스티는 HPSP가 특허침해소송의 근거로 삼은 핵심 특허('반도체 기판 처리용 챔버 개폐장치', 등록번호 1553027)에 대해 특허심판원으로부터 '비침해 판단'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특허심판원이 예스티의 고압수소어닐링(HPA) 장비의 잠금장치 구조가 HPSP의 해당 특허와 기술적인 차이가 존재한다고 인정한 결과입니다. 구체적으로 특허심판원은 예스티 장비에는 외부 회전체결링이 없고 외부 도어 자체가 회전하는 방식이며, 도어의 개수가 1개인 반면 HPSP 특허는 이와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셋째, 무효심판을 통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 시도입니다. 예스티는 HPSP 특허의 무효화를 위한 무효심판 또한 제기하여, 궁극적으로 HPSP의 특허권을 소멸시키고 특허 침해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장기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다만, 해당 핵심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에서는 특허심판원이 예스티의 주장을 일부만 받아들이는 '일부기각·일부각하' 결정을 내려 예스티가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황입니다.

넷째, 사전 특허 분석 및 방어 전략 구축입니다. 예스티 장동복 대표이사는 특허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다양한 특허 방어 전략을 준비해왔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는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면밀한 특허 분석을 통해 침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경쟁사의 특허 동향을 파악하여 선제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번 HPSP와 예스티의 특허 분쟁은 기술 기반 기업들에게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전략적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먼저 다각화된 특허 전략의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특허는 단순히 기술적 권리를 확보하는 수단을 넘어, 경쟁사의 공격을 방어하고 시장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 및 방어적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작용해야 합니다. HPSP의 소송 전략과 예스티의 심판 전략은 기업의 상황과 목표에 따른 맞춤형 특허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또한, 선제적 특허 분석 및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제품 개발 단계부터 경쟁 기술 및 특허 동향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수행하여 잠재적인 특허 분쟁 위험을 사전에 식별하고 회피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예스티의 사례는 사전 분석이 실제 분쟁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입증합니다. 또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설계 변경, 대체 기술 개발, 회피 설계 등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분쟁 발생 시 신속하고 전략적인 대응의 진행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허 침해 소송이 제기될 경우, 소극적인 법적 대응에 머무르지 않고 무효심판, 권리범위확인심판 등 다양한 법적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고 유리한 국면을 조성해야 합니다. 예스티의 신속한 심판 제기는 이러한 전략적 대응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근본적으로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많은 수의 특허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 핵심 기술을 보호하고 경쟁사의 진입을 장벽을 구축할 수 있는 고품질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잠재적인 분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어적인 특허 포트폴리오의 중요성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예스티는 특허심판원의 '비침해 판단'을 통해 HPSP와의 특허 분쟁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지만, HPSP가 이에 불복하여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특허심판원의 결정은 예스티가 고압수소어닐링 장비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예스티는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과 양산 이전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기술 혁신은 기업 성장의 핵심 동력이지만, 동시에 지식재산권 분쟁이라는 잠재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 기반 기업들은 사전 예방과 신속한 해결이라는 두 가지 핵심 원칙을 바탕으로, 기술 개발 초기 단계부터 특허 전략을 면밀히 수립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HPSP와 예스티의 특허 분쟁 사례는 특허를 단순히 법적인 권리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자산으로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BLT 칼럼은 BLT 파트너변리사가 작성하며 매주 1회 뉴스레터를 통해 발행됩니다.

뉴스레터 구독신청 

#HBM #고압수소어닐링 #HPA #특허 #침해 #무효심판 #권리범위확인심판 #심결취소소송 #포트폴리오 #특허분쟁 #지식재산권전략 #HBM기술 #반도체장비 #특허전략 #IP전략 #특허침해소송 #기술경쟁 #시장불확실성 #특허포트폴리오 #선제적특허대응 #기술기반기업 #예스티 #HPSP #반도체산업 #GPU기술 #특허법인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