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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T칼럼골프존 vs 카카오VX 특허소송, 한 글자가 승패를 갈랐다

2021-08-27
조회수 346




지난 7월 골프존과 카카오VX 간의 특허 소송이 골프존의 승소로 종결되었다. 스크린 골프 시장의 패권을 두고 1위 기업과 후발주자가 벌인 5년여의 법적 다툼이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그 시작은 골프존이 2010년에 확보해둔 골프 시큘레이터에 관한 특허 기술로부터다. 필자는 2010년부터 변리사 일을 시작했는데, 그 당시는 지금과 같이 스크린 골프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골프존도 그 때 당시 확보해둔 특허 기술이 지금에 와서 스크린 골프 시장의 명암을 가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카카오VX는 2017년 스크린 골프 2위 사업자였던 마음골프를 카카오게임즈가 인수하여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사명을 카카오VX로 전환하면서 탄생하였다. 2016년부터 시작된 특허 소송은 마음골프 시절부터였을 것으로 보인다.





골프존과 카카오VX 간 특허 소송의 경과는 다음과 같다. 특허 소송은 일반적으로 공격자에 의한 특허침해소송과 방어자에 의한 특허무효(심결취소)소송이 함께 진행된다.


먼저 2016년 골프존이 카카오VX와 SGM을 상대로 골프 시뮬레이터 침해 제품과 생산 설비 등을 전량 회수 및 폐기하고, 각각 24억여원 및 14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맞서,  2016년 6월 및 2018년 2월 SGM이 그리고 2018년 7월 카카오VX가  골프존을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하고, 심판 결과에 대해 특허법원에 불복하면서 특허무효소송도 시작된다. 


그리고, 약 5년여의 시간이 흘러 2020년 5월 대법원이 카카오VX가 제기한 특허무효소송 상고를 기각하고 골프존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2020년 1월 특허법원이 카카오VX가 제기한 특허침해소송 항소를 인용하여 카카오VX의 손을 한 차례 들어준 적이 있으나, 이어서 지난 2021년 7월 대법원이 골프존이 제기한 특허침해소송 상고를 인용하면서 특허법원의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골프존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항소심으로 인해서 한 차례 냉탕과 온탕을 오간적이 있으나, 결국 승리는 모두 골프존의 것이 되었다.



(특허무효소송과 특허침해소송)



논란이 된 특허 기술은 가상의 골프 코스에서 공이 놓여진 지형 조건을 인식하여 비거리를 조정하는 것이다. 실제 골프장에서 공이 페어웨이(fairway)에 놓여 있는지 아니면 러프(rough)나 벙커(bunker)에 놓여 있는지 등 지형 조건에 따라 똑같은 샷을 해도 비거리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스크린 골프에 구현하여 리얼리티를 높이고자 한 것이다.


골프존의 특허 기술 <특허 제1031432호: 비거리 감소율에 대한 보정을 제공하는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 장치 및 방법>의 청구항 제1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페어웨이 영역 및 트러블 영역이 형성된 타격 매트에서 샷이 이루어짐에 따라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 장치에 있어서,

② 상기 타격 매트 상에 놓인 볼을 감지하며, 타격된 골프공의 움직임을 센싱하는 센싱장치;

③ 상기 센싱장치에서 센싱된 결과에 따라 가상의 골프코스 상에서 볼의 궤적에 관한 시뮬레이션 영상을 구현하는 영상처리장치; 및

④ 상기 가상의 골프코스 상에 볼이 놓인 위치의 지형과 상기 센싱장치에 의해 감지된 타격 매트 상에 볼이 놓인 영역에 따라 시뮬레이션 되는 볼 궤적에 따른 비거리를 조정하는 제어부;

를 포함하는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 장치.




문제가 되었던 구성요소는 ④로 표시된 ‘가상의 골프코스 상에 볼이 놓인 위치의 지형(이하, ‘지형 조건’)과 센싱장치에 의해 감지된 타격 매트 상에 볼이 놓인 영역(이하, ‘매트 조건’)에 따라 시뮬레이션 되는 볼 궤적에 따른 비거리를 조정하는 제어부’이다.


대법원은 이 같은 구성요소 ④가 “시뮬레이션 결과의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비거리 조정에 있어서, 지형 조건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지형 조건과 매트 조건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함께 고려하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의”를 인정하였다.


즉, 가상의 골프 코스의 환경뿐만 아니라 실제 매트의 물리적 타격 환경을 동시에 고려하도록 한 것에 기술적 의의가 있다는 취지이다. 





(러프샷(좌)과 벙커샷(우)의 예시)



판결문을 보면, 아마도 카카오VX는 청구항이 아닌 특허 명세서의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의 다른 기재를 참작해서 청구항을 제한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골프존의 특허 기술은 지형 조건에 따른 비거리 감소율을 매트 조건마다 정해진 보정치로 보정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골프존의 특허 제1031432호의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을 보면, 1차적으로 지형 조건에 따라 비거리 감소율을 산출하고, 2차적으로 매트 조건에 따라 보정치를 산출하여, 최종적으로 비거리 감소율에 보정치를 연산하여 최종 비거리 감소율을 산출하는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VX가 주장한 문제 제기는 결국 지형 조건과 매트 조건이 동시에 병렬적으로 고려되는 것이냐 아니면 순차적으로 직렬적으로 고려되는 것이냐이다.


실제 골프존의 특허 제1031432호의 명세서를 살펴보면, 보정치를 사용하는 이유를 “가상의 골프 코스 상에서 볼의 위치가 트러블(러프 또는 벙커) 지형인데, 사용자가 페어웨이 매트 영역에서 볼을 타격할 경우에는 미리 설정된 비거리 감소율을 그대로 적용하고, 지형 조건과 동일한 트러블 영역에서 볼을 타격할 경우에는 비거리 감소율을 0%로 적용하거나 비거리 감소율을 줄여서, 비거리의 감소가 과다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보정치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리하면, 소프트웨어적으로든 (러프 매트 또는 벙커 매트를 활용하여) 물리적으로든 되도록 하나의 방식으로만 비거리가 감소되게끔 하겠다는 목적이다.



(비거리 감소율에 보정치를 연산하여 최종 비거리 감소율을 산출하는 방법)



이 같은 카카오VX의 주장에 대해서, 대법원은 “청구항 제1항은 그 문언상 구체적인 비거리 조정 방법을 한정하고 있지 않고, 발명의 설명에서도 특정한 비거리 조정 방법으로 정의하거나 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그 기술적 의의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상정할 수 있는 비거리 조정 방식이라면 그것이 지형 조건과 매트 조건을 함께 고려하는 것인 이상 청구항 제1항의 비거리 조정 방식에 포함될 수 있다”고 하고,


또한, “매트 조건에 따라 미리 설정된 보정치를 산출하는 단계, 지형 조건에 따른 비거리 감소율과 보정치를 미리 설정된 조건에 따라 연산하는 단계를 반드시 포함하지 않는 비거리 조정 방식도 청구항 제1항의 비거리 조정 방식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면서, 카카오VX의 골프 시뮬레이터가 1) 지형 조건보다 불리한 매트 영역이나 이종의 매트 영역에서는 타격이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2) 페어웨이 매트 영역에서 타격을 할 경우 감지된 지형 조건에 따른 비거리 감소율을 적용하고, 러프나 벙커 매트 영역에서 타격을 할 경우 지형 조건에 따른 비거리 감소율을 적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거리를 조정하는 구성으로, “지형 조건과 매트 조건을 함께 고려하여 비거리를 조정하는 방식이 그대로 포함되어 있으므로 청구항 1항의 비거리 조정 방식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여 특허 침해를 긍정하였다.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 다른 기재에 따라 청구범위를 제한하거나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다시금 확인한 판결이었다.


이에 반해, 항소심은 청구범위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구성요소 ④를 “지형 조건에 따라 설정된 비거리 감소율에 매트 조건에 따라 정해진 보정치를 연산하는 방식에 의하여 비거리를 조정하는 구성”으로 해석하고 카카오VX의 골프 시뮬레이터의 경우 러프나 벙커 매트 영역에서 타격을 할 경우 비거리 감소율을 적용하지 않음을 들어 침해를 부정하는 잘못된 판단을 하였다.



(카카오VX의 골프 시뮬레이터(좌)와 골프존 특허(우) 구성 비교)



(페어웨이 영역, 러프 영역, 벙커 영역이 구분된 타격 매트)



골프존이 당시 특허 출원을 하면서 실제 기획한 제품은 카카오VX의 주장처럼 지형 조건에 따른 비거리 감소율과 매트 조건에 따른 보정치를 각각 산출하고 연산하여 최종 비거리 감소율을 산출하는 방식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골프존의 특허 출원을 대리한 변리사가 청구항 제1항을 작성하면서 “가상의 골프코스 상에 볼이 놓인 위치의 지형과 센싱장치에 의해 감지된 타격 매트 상에 볼이 놓인 영역에 따라 시뮬레이션 되는 볼 궤적에 따른 비거리를 조정”으로 특허를 받고자 하는 기술 사상을 재정의한 것이다.


특허 청구항을 작성할 때에는 한 글자와 한 단어도 매우 중요하다. 필자의 10여년의 특허 실무 경험에 의하면 “~하여”와 “~하고”를 구분하여 심사 처리한 사례도 존재한다. “~하여”를 “~하고”로 수정한 것에 대해서, “~하여”의 경우 앞뒤 사실이 시간 상의 선후 관계를 갖지만, “~하고”의 경우 앞뒤 사실을 서로 대등한 관계로 해석해야 한다는 이유로 (축소가 아닌 확대라는 이유로) 그 수정을 반려한 것이다.


청구항이 아닌 발명의 설명과 도면 등에만 기재된 사항은 모두 예시적인 것이다. 청구항에 담겨진 기술 사상을 제품 또는 서비스로 구현했을 때 가능한 예시적인 형태나 모형을 묘사하는 것일 뿐, 대법원이 확인한 대원칙과 같이 이를 통해서 청구항을 제한하거나 확장하여 해석할 수 없다.


골프존의 특허 청구항이 만약 “가상의 골프코스 상에 볼이 놓인 위치의 지형에 따른 비거리 감소율과 센싱장치에 의해 감지된 타격 매트 상에 볼이 놓인 영역에 따른 보정치를 연산하여 시뮬레이션 되는 볼 궤적에 따른 비거리를 조정”이라고 쓰여졌다면, 아마 특허 소송의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골프존의 골프 시뮬레이터 초기 모델 Golfzon-N)



한편, 특허침해소송과 별개로 특허무효소송에서 카카오VX가 승리하였다면, 특허가 소급하여 원천적으로 무효가 되므로 그 경우 역시 결과가 바뀌었을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골프존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하여 카카오VX가 제기한 특허무효소송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카카오VX는 특허 무효를 위하여 여러 선행기술을 제시하였는데, 그 중 특허법원에서 쟁점으로 다뤄진 선행기술만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특허법원은 통상의 기술자의 수준을 “전산학 분야의 학사학위 소지자로서 골프스포츠 원리를 숙지하고 골프스포츠 분야에서의 실무 경력이 3년 정도인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고 밝혀 진보성 판단을 위한 주관적인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통상의 기술자의 수준은 복수의 선행기술 간 결합의 용이성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카카오VX는 진보성 부정의 객관적 근거로 페어웨이, 러프, 벙커 영역으로 구분된 스윙매트를 적용한 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기재하고 있는 선행특허문헌(이하, 선행기술 1)과 가상의 골프코스 상에서 볼이 벙커에 놓여있을 때 “GREEN BUNKER 50%”를 화면에 표시하는 동영상(선행기술 2)의 조합을 제시하였는데,


특허법원은 “선행기술 1은 가상의 골프코스의 지형 조건에 따라 타격할 매트를 표시하는 것에 불과하고, 단일한 타격 매트를 사용하는 선행기술 2는 지형 조건만을 고려하는 것에 불과하여, 매트 조건을 인식하는 구성이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결국 지형 조건과 매트 조건을 동시에 고려하여 비거리를 조정하는 기술 사상은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선행기술 1: 공개특허공보 특2003-0044601호)



또한, 카카오VX는 추가적인 진보성 부정의 근거로 골프 시뮬레이터의 환경 설정 과정에서 ‘rough reduction’ 기능을 온/오프로 선택하는 화면을 표시하는 동영상(이하, 선행기술 3)과 페어웨이, 러프, 벙커, 해저드 등이 설치된 타격 구역을 적용한 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기재하고 있는 선행특허문헌(이하, 선행기술 4)의 조합을 제시하였는데,


이번에도 특허법원은 “선행기술 3의 ‘rough reduction’ 기능은 골프 시뮬레이터가 매트 조건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않고 사용자가 그 작동 여부를 일률적으로 선택하여 비거리를 조정하는 것일 뿐이고, 선행기술 4는 가상의 골프 코스의 볼의 위치에 따라 다음 타격 위치를 선택하게 하고 있을 뿐이므로, 결국 지형 조건과 매트 조건을 함께 고려하여 그 조합에 따라 비거리를 조정하는 기술 사상은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선행기술 4: 공개특허공보 특2001-0016043호)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카카오VX는 특허법원의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였다. 카카오VX가 제시한 선행기술을 살펴보면 2000년대 초반부터 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에 관한 선행특허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5년여라는 긴 시간동안 골프존 특허 기술과 매칭되는 선행기술을 결국 찾아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필자소개

김성현 파트너 변리사는 한양대 정보통신학부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기술가치평가사, 기술거래사 및 VC전문인력 자격을 함께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사업화, 투자 및 IPO에 관심이 많습니다. ICT 전공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IoT,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등과 지능형 반도체, 체외진단기기와 같은 융복합 기술을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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